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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레의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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텀블러 하나 씻지 못할 만큼 일에 쫓기며 살아야 하나요?

우리에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자본주의사회에 사는 한 아무것도 사지 않을 수 없다면 환경에 가장 영향이 적은 물건을 사용하자고 ‘모레상점’은 제안한다. 지속 가능한 내일, 영영 없을지도 모르는 모레를 위해.

COSMOPOLITAN BY COSMOPOLITAN 2021.04.06
 
(위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모레상점의 상징적인 모티브인 ‘모레시계’, 모레상점에서 자체 출시한 ‘모어포모레’ 시리즈의 컨디셔너 바, 모레상점에서 판매하는 ‘험블 브러쉬’의 대나무 칫솔들.

(위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모레상점의 상징적인 모티브인 ‘모레시계’, 모레상점에서 자체 출시한 ‘모어포모레’ 시리즈의 컨디셔너 바, 모레상점에서 판매하는 ‘험블 브러쉬’의 대나무 칫솔들.

모레상점 이전에는 화장품 브랜드와 프랜차이즈 커피 브랜드 마케팅 일을 했는데, 어떤 계기로 환경에 관심을 가지게 됐나요?
2018년도에 중국에서 쓰레기 수입을 거부했다는 기사가 났어요. 당시 엄청난 쓰레기 대란이 났었잖아요. 충격적이었죠. 그때까지만 해도 많은 사람이 몰랐을 거예요. 쓰레기를 ‘수입’하고 ‘수출’할 수도 있는 것인지, 우리가 이렇게까지 많은 쓰레기를 만들었는지, 심지어 우리가 그간 분리배출했던 것들이 재활용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사실도요. 어쩌면 당시 몸담았던 커피 브랜드에서 분리배출한 일회용품도 재활용되지 않았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자 죄책감이 굉장히 컸죠.


그래도 갑자기 환경 분야에 뛰어들기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대중에게 지금 환경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우리가 어디쯤 있는지에 대해 먼저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죠. 물론 환경운동을 선택할 수도 있었겠지만, 제가 잘할 수 있고 잘해왔던 일은 무언가를 만들고 알리는 일이었어요. 찾고 찾다 보면 분명히 괜찮은 친환경 제품이 많으리라 생각했고요. 그렇게 일상에서 조금씩 하나하나 바꿔나갈 수 있는 대안 제품을 제시하게 됐어요. 칫솔 대신 대나무 칫솔을, 샴푸 대신 고체 샴푸 바를, 페트병 대신 텀블러를요.


아직은 환경이라는 키워드 하나로 소비자들을 설득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재미있는 사실은 친환경 제품이 환경에만 좋은 게 아니라는 거예요. 친환경 제품도 결국 제품이잖아요. 실제로 성분부터 시작해 디자인까지, 사용해보면 그냥 정말 저와 제 몸에 좋아요. 대부분의 제품에 화학 성분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죠. 실제로 샴푸 바를 쓴 뒤 비듬이나 각질이 사라졌고, 친환경 화장품을 쓰면서 피부에 나는 뾰루지가 확연히 줄었어요. 소비자들도 똑같을 거라 생각해요. 써보고 좋으니까 계속해서 구매하시는 것 아닐까요? 그래서 브랜드와 제품을 엄선하는 기준도 매우 까다로워요. 소재와 만들어지는 과정이 얼마나 친환경적인지, 품질은 어떤지부터 한번 구매하면 오랫동안 사용해야 하는 제품이다 보니 디자인의 미감을 보는 관점도 일반 제품과는 달라요


이러한 친환경적인 실천에 “유난스럽다” 혹은 “비효율적이다”라는 의견을 표출하는 이들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해요?
일에 쫓기고 스트레스를 받다 보면 당연히 그런 생각이 들 수 있어요. 불가피한 상황 역시 존재하고요. 저 역시 일에 들들 볶이고 밤을 새워 피곤한 날에는 텀블러를 세척하는 것조차 힘들어요. 그런 날은 나한테 반문을 하죠. ‘내가 텀블러 하나 씻지 못할 정도로 쫓겨가며 일을 해야 하나?’ 배달 음식을 시킬 때도 한 번 더 고민해요. ‘그냥 잠깐 나가서 용기에 받아 오면 되는데, 그 몇 분 아끼자고 시켜 먹는 게 과연 바람직한 일일까? 잠깐이라도 움직이면 스트레칭도 한 번 더 하게 될 텐데.’ 자연스럽게 내 일상과 밸런스를 체크하게 된 거예요. 물론 정부가 규제를 만들고, 기업이 바뀌어야 하는 부분도 커요. 하지만 개개인의 작은 소비 습관이 모여 다 함께 이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는 건 중요해요.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그 대안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는 뜻인가요?
불편하고 귀찮다는 의식 없이 습관화되는 거죠. 무언가를 무리해서 하다 보면 오히려 반감이 생기잖아요. 그간 열심히 쌓아온 것도 도루묵이 되는 경우가 있고요. 일상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갑자기 싹 다 친환경 제품으로 바꾸라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가장 쉬운 것부터 하나씩하나씩 도장 깨기하듯이 변화를 만들어나갔으면 좋겠어요. 실제로 소비자들의 그런 피드백이 많이 늘어나고 있어 뿌듯해요.


모레상점도 무언가를 판매하는 ‘상점’이잖아요. 자본주의 현실의 벽에 부딪혔던 순간이 있나요?
사실 근원적인 고민도 했었어요. ‘결국 아무것도 사지 않고, 아무것도 팔지 않아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그럼에도 시작한 이유는 제가 가만히 있으면 환경에 좋지 않은 제품이 계속 판매될 거라는 사실 때문이에요. 최소한 무엇이 더 나은 선택인지 알려야 한다는 생각이 든 거죠. 택배로 제품을 발송하는 것도 고민이 많았어요. 탄소 발자국이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어쩔 수 없이 이산화탄소는 발생하잖아요. 하지만 브랜드들을 큐레이션하는 거니까 결국은 탄소 발자국이 줄어들지 않을까 싶었죠. 입점 전에는 각 브랜드가 모두 개별 전투를 하고 있었다면, 이를 한곳에 모아줌으로써 3~4회에 나눠 배송될 것들이 한 번에 나가는 거니까요.


모레상점에 입점한 브랜드뿐만 아니라 친환경 브랜드가 정말 많이 생기고 있어요.
맞아요. 특히 요즘은 업사이클링 브랜드에 관심이 많아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제품이라는 점도 매력적이고요. 수집한 쓰레기로 지갑이나 러그 등의 제품을 만드는 ‘저스트 프로젝트’나 우산이나 휴대폰 케이스 등의 아기자기한 액세서리를 만드는 ’큐클리프’처럼 세련된 감도를 유지하면서 환경적인 영향도 고려하는 브랜드가 정말 많이 생기고 있어요. 반면에 본질을 흐리는 브랜드도 많아요. 앞서 말한 것처럼 정말 많은 브랜드가 수없이 고심한 과정을 거쳐 친환경 제품을 세상에 내보이고 있는데, 그저 이 트렌드에 편승하려는 제품들 말이에요. 그저 종이 포장을 한다는 이유로 친환경 브랜드라는 슬로건을 내건다거나, 동물 실험은 하면서 동물성 원료가 들어가지 않았다며 비건 화장품이라고 광고하는 곳들 말예요. 이런 상황에 대중이 친환경을 그저 트렌드 중 하나로 생각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어요. 이러한 것을 판단하는 눈을 길러 그저 트렌드로 지나가지 않게 다 같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죠


이제 막 실천을 시도하려는 독자들에게 한 가지 팁을 준다면요?
쉽게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그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면서. 그럼 언젠가는 그 일상이 불편하지 않고 너무 당연하게 느껴질 날이 올 거예요. 아! 다들 텀블러 사용이 가장 쉽다고 생각하는 데 정말 어려워요. 자칫하면 텀블러 컬렉터에서 끝나게 될 수도 있어요.(웃음) 칫솔이 떨어진 뒤 바꿀 때 대나무 칫솔을, 폼 클렌저가 떨어진 뒤 비누를 먼저 사용해보는 것을 추천해요.




Who?
‘모레상점’ 대표 이지은 화장품과 커피 브랜드에서 마케팅을 하다가 쓰레기 대란의 심각성을 마주하고 ‘모레상점’을 시작했다. 환경뿐 아니라 내 몸에도 좋은 제품과 브랜드를 발굴하는 게 요즘 삶의 낙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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